나고야 지브리파크 소개 및 관람 후기 2

여행기(계속)

지브리대창고(굿즈 샵 이후)

전편 나고야 지브리파크 소개 및 관람 후기 1에 이어서..

특별히 물건을 사려고 이렇게 오픈런을 한 적이 있긴 했던가. 9시 30분 오픈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웬 꼬마와 함께 앞줄에 서 있자니 슬며시 현타(현자타임)가 오기도 하였지만, 희미해져 가는 정신줄을 부여잡고 문이 열리기만을 코 앞에서 기다렸다.

9시 30분 정각 문이 열리는 순간, 나에겐 카메라로 사진 찍을 틈이 없었다. 물론, 사진 촬영이 언제부터인가 금지되어서이기도 했지만. 나는 정신없이 장바구니(라고 쓰고 ‘소쿠리’라 읽는다) 2개나 양손에 부여잡고 쓸어담기 시작했다. 가격표가 붙어 있었지만, 나에겐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엔화 환산해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나의 근검절약 정신을 가볍게 이겼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어느 새 출구를 나서는 순간 내 손에는 (남들은 1개만 들고 있는) 쇼핑백이 무려 2개나 들려있었다. 물론 누가 칼 들고 나보고 이렇게 사라고 협박한 것은 아니었다.

지브리 대창고 굿즈 샵

지금은 이미 조카들에게 절반 이상 털려서 갖고 있진 않지만, 고양이버스 인형(무려 5만원) 등 각종 고가의 인형, 피규어, 화일, 수첩, 가오나시 필통, 부채 등등 없어도 살아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물품들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합계액 2만엔이 훌쩍 넘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또 한 번 방심을 하고 만다. 쇼핑백 2개를 들고 관람을 하자니 번거롭고, 자세히 보아하니 1개로 합쳐 담아도 될 것 같았기 떄문이다. 하지만, 비운 쇼핑백 1개에 옮겨담지 못한 화일 1개가 비슷한 색깔의 포장지로 위장한 채 쇼핑백 내벽에 철썩같이 붙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남는 쇼핑백 1개를 선심이라도 쓰는 양 근처 재활용 통 입구 윗쪽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누가 가져갔을지 모르겠지만, 쇼핑백도 얻고 안의 화일도 얻었다면 그것은 내가 버린 그것이다.

같은 층 옆에는, 아마 여기에서도 제일 유명한 ‘유바바의 집무실’이 있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윗쪽을 향해 찍어보았다. 웬 비행선 하나가 공중에 떠 있었다(라고 쓰고 ‘대롱대롱 걸려 있다’고 읽는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지브리파크 최대 포토제닉 장소 1층 건물이었다. 여기에는 그 유명한 저녁 노을 배경 열차 안 가오나시가 있고, 이 외에도 각종 애니의 명장면들이 연출되어 있었다. 비록 혼자 오기는 했지만, 앞뒤 일행에게 오체투지 읍소하여 나도 셀프 촬영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억이 다 나진 않지만,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명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도 여기에 동화되어 각 장면에 참여해보았다. 물론 출연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이 밖에도 볼거리가 풍성하게 많았다.

하지만 후지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시간 즈음 되어서인지 슬슬 배가 고파왔다. 그렇다. 유일한 취식 시설인 아까 그 곳으로 가 화과자를 사 먹을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다시 2층으로 갔다.

먹거리를 팔아서인지 몰라도 2층에는 창가 쪽 의자가 유독 많았다. 그래서 빈 공간에 앉아 뒷편 공원 전경을 바라보며 ‘시베리아’라는 화과자, 그리고 병우유를 흡입하였다. 병에 들어서인지 우유는 금방 동났는데, 남은 병은 음식을 산 곳 옆의 우유 박스에 가지런히 맞춰 놓으면 되었다.

지브리 대창고 풍경

나머지 보지 못한 곳들도 섭렵하였다.

이제 가볼 곳은 입장할 때 1인 1매씩 나눠준 영화관람권 사용처다. 한 번만 관람할 수 있기는 한데, 소극장처럼 생긴 곳에 앉아서 15분 가량 틀어주는 영화(일정마다 상영하는 영화가 다름)를 보지만, 사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번에 본 영화는, 모든 대사 및 효과음을 성우들이 비트박스를 하듯 각종 소리를 입으로만 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무슨 독립 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

아래는 입장할 때 배부받은 영화관람권의 앞, 뒷면이다.

1층에 특별 전시공간도 있는데, 촬영이 되지 않아서 찍지는 못 하였으나 큰 흥미거리는 없었다.

지브리 대창고 특별관 입구

출구로 나오는 복도에는 양 옆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포스터들이 있었고, 그 중 지금 제작 중에 있다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포스터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면서까지 만드는 작품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지하 1층(?)까지 내려가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를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소인(小人)인 주인공 및 가족이 인간들과 교류하며 일어나는 일 관련된 것이다.

지브리 대창고 바깥(입구의 반대편)에서는 식당 건물이 별도로 있어서 먹거리를 팔았는데, 아무래도 인파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자리 확보가 쉬워보이진 않았다.



돈도코 숲

이제 돈도코 숲을 예매한 시간(14시)이 다가와, 지브리 대창고를 나와 슬슬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간 즈음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푸드트럭 및 취식 장소가 있어 한여름의 햇빛도 피할 겸 들어가 보았다. 자리 한 켠에선 어떤 아마추어 마술사(?)가 버스킹을 하듯 작은 쇼를 하고 있었는데 실수도 해 가며 하는 짠내나는 퍼포먼스를 통해 사람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있었다.

돈도코 숲으로 가는 방법은 내부 무료 셔틀버스를 타는 방법과 산길을 가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잘 몰랐던 나는 그냥 눈 앞에 보이는 문을 통해 산길을 걸어갔다. 문 앞에서는 어디에서 많이 보던 석상 하나가 수상하게 서 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왔던 경계석이었다.

그런데 이게 또 만만치 않은 길이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사도 은근 있었고, 더 올라가면 길도 그냥 산길이라 더운 날씨에 다닐 만한 코스는 아니었다 (어쩐지 행인들이 별로 없더라).

암튼 그리 예정에 없었던 20분의 하이킹을 마치고 말 그대로 ‘돈도코 숲’에 도착했다. 참고로 ‘돈도코’는 일본어로 ‘어딘가’라는 뜻인데, 난 정말 생면부지의 장소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아래는 돈도코 숲 건물의 내부 모습이다.

아래는 돈도코 숲 건물의 외부 모습이다.

집 앞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했던 명장소도 재현되어 있었다.

돈도코 숲 구경을 마치고 다시 지브리파크 입구 쪽으로 되돌아올 때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였다. 역시 더울 땐 버스가 최고다.




사 온 굿즈들 (피규어 일부)


관련 링크

(링크) 지브리파크 티켓 Loppi에서 출력하기

(링크) 지브리파크 예매, 사전 준비 및 주의사항

(링크) 지브리파크 예매 공식 안내문 -한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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