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후지야마 고고 FUJIYAMA 55 후기

나고야 츠케멘

일본 나고야를 방문해서 꼭 먹어봐야 할 명물 요리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츠케멘(쓰케멘, つけ麺)이다. 일본 라멘의 한 종류인데, 가장 큰 특징은 국물에 면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따로 나온 국물에 면을 찍어서 먹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다른 라멘들이 ‘부먹’의 형태라면, 츠케멘은 ‘찍먹’에 특화된 형태라 할 수 있겠다. 흔히 ‘라멘’하면 우리나라 인스턴트 라면처럼 국물과 면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을 떠올릴텐데, 그런 면에서 한국인이 봤을 때 츠케멘은 상당히 생소한 요리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일본 현지에서는 매니아층이 두터운 라멘으로서, 특히 츠케멘으로 유명한 나고야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한 번쯤은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 날씨의 아이 > 장면
< 날씨의 아이 > 장면

일본 내 라멘 인기가 높은 만큼 애니메이션에서도 라멘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상기 장면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에 등장한 씬으로, 주인공을 쫓는 야스이 형사(左)와 타카이 형사(右)가 각각 일반 라멘과 츠케멘을 먹는 장면이다.


츠케멘의 유래

현대적 의미의 츠케멘은 1955년 일본 도쿄 ‘다이쇼켄’이라는 가게에서 처음 선보였고, 판매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날 팔고 남은 면과 육수를 대충 삶아서 찍어먹던 것이 의외로 맛있어 이를 상품화, 인기리에 팔리게 된 것이다. 현재는 각 지역에 츠케멘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많아졌고, 대기업의 경우 레토르트나 인스턴트 츠케멘 제품까지 만드는 등 상당히 대중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후지야마 고고 FUJIYAMA 55

상호명 ‘후지야마 고고’에서 ‘야마’는 산(山)을, ‘고’는 숫자 5를 의미하는 일본어다. 즉, 한국어로 즉역하면 후지산 55 쯤 되겠다. 나고야에 츠케멘을 처음 알린 가게가 ‘후지야마 고고’이고, 지금도 본점을 나고야 오스 지역에 두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나고야 츠케멘이 유명해진 것도 후지야마 고고 덕이 아닌가 싶다. 츠케멘 외에도 마제소바가 인기있는 메뉴다.


후지야마 고고 나고야역점

필자가 방문한 곳은 나고야역 서쪽출구점이다. 원래 나고야역점을 가고자 했으나 설비 등의 문제로 휴업 중이었고, 그래서 근처에 있는 나고야역 서쪽출구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링크) 후지야마 고고 위치 – 나고야 지역

후지야마 고고 위치 - 나고야 지역
후지야마 고고 위치 – 나고야 지역

후지야마 고고 - 나고야역 서쪽출구점
후지야마 고고 – 나고야역 서쪽출구점

후지야마 고고 나고야역 서쪽출구점 1층 입구로 들어가면, 이치란 라멘처럼 키오스크 하나가 날 반겨준다. 일본어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옆에 그림도 같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었다.

후지야마 고고 - 키오스크
후지야마 고고 – 키오스크

키오스크 주문을 마친 후, 빈 좌석에 앉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츠케멘 먹는 방법

후지야마 고고 - 좌석
후지야마 고고 – 좌석

좌석에 앉아보면, 보통의 라멘을 먹을 때와 사뭇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좌측에 있는 전기레인지인데 이것은 나중에 면을 다 먹고 밥(무료)을 비벼먹기 전 살짝 데워주는 용도이다. 앞에 있는 조미료는 원하는대로 추가하면 된다.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번역해보았다 (아래).

후지야마 고고 - 안내문
후지야마 고고 – 안내문

츠케멘을 먹든 마제소바를 먹든 면을 다 먹고 밥 추가해서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으라는 뜻이다. 특히, 츠케멘은 더더욱 비벼서 먹어야 하는 게, 국물을 아예 안 먹으면 모르겠지만 그냥 쌩으로 먹기에는 매우 짜기 때문에 밥을 비벼먹는 것이 필수다.

후지야마 고고 - 츠케멘
후지야마 고고 – 츠케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드디어 주문하였던 츠케멘이 나왔다. 면과 국물을 따로 주는데,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국물이 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진하다. 따라서 면을 모두 담궜다 먹었다가는 짜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면을 높게 들어서 아래 끄트머리만 일부 담궜다가 먹기를 바란다. 그러다가 본인 입맛에 맞는 수준으로 적당한 깊이로 담궜다가 들어서 먹으면 된다.


타 지점

후지야마 고고의 본거지는 나고야지만, 꼭 나고야에만 지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후쿠오카 텐진 지역에도 지점을 두고 있으며, 나고야에서도 꼭 시내를 고집할 필요없이 나고야 센트레아 공항에도 입점해 있기 때문에 출국하면서 겸사겸사 먹어도 된다.


평가

츠케멘이 라멘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일반 라멘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많은 라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물에 찍어먹는 방법도 그렇지만, 면발의 굵기도 일반 라멘의 그것보다 굵은 편이라 탱글탱글한 식감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다만, 일본 음식 특유의 짠 맛이 츠케멘에서 보다 더 짜게 느껴지는데, 그것은 뜨거운 국물로 먹는 나트륨보다 상대적으로 차가운 국물에 찍어먹는 나트륨이 더 짜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따라서 츠케멘은 특히 호불호가 더 갈릴 수 있는 음식으로 판단되고, 필자에게는 굳이 하나를 택하라면 츠케멘보다는 라멘이 더 입맛에 맞았지만, 무엇이 더 맞느냐는 결국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하는 수 밖에 없으므로 나고야가 아니더라도 츠케멘을 맛볼 일이 있다면 한 번쯤 주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링크) 나고야 세카이노야마짱 데바사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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