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영화, 책, 게임 등 주요 문화 콘텐츠들이 수도 없이 나타나고 또 사라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많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심금을 울리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어렸을 적 했던 게임, 그 중에서도 BGM이라 불리는 배경음악이 압권이어서 마음 한켠 오랫동안 자리한 것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는 대항해시대2와 이스2가 있는데, 우연찮게 둘 다 일본에서 제작된 게임들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을 비롯 기타 국가에서는 게임 음악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고, 따라서 비교 대상 자체가 타국 게임에선 사실상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대항해시대2 음악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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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재생
게임 정보
출시 – 1995년 (일본 1993년, 미국 1994년)
개발 – 코에이 KOEI
유통 – 비스코 BISCO
장르 – 시뮬레이션
언어 – 한국어 지원
위에 첨부된 Wind Ahead라는 음악은 대항해시대2 오프닝 장면에 나오는 배경화면 BGM으로,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작곡가 칸노 요코 Yoko Kanno에 의해 만들어졌다. 칸노 요코는 전작 대항해시대 1의 음악 또한 담당하였으며, 이 밖에도 카우보이 비밥,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등 여러 애니메이션 음악에도 참여한 바 있다.
대항해시대2 게임을 시작하면 멋진 커다란 범선들이 항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 불어오는 바람이 곡명 Wind Ahead와 잘 맞아떨어진다. 머리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곡의 잔잔하면서도 경쾌한 음악과 어우러져 전혀 이질감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장감을 느끼게 해 준다.
게임 이야기를 하자면, 이전 대항해시대 1 역시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그럼에도 가장 큰 히트를 친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하나 고른다면 누구나 다 대항해시대2를 선택할 정도로 인기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다. 아기자기한 SD풍 캐릭터들과 게임 화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항해 장면을 나름 빠른 속도로 즐길 수 있게 하여 중간 중간 폭풍우 같은 재난, 타 국가 함대, 해적 등과 조우할 수 있다는 스릴감, 각 주인공을 번갈아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따로 노는 스토리가 아닌 각 인물들의 스토리가 겹쳐지는 잘 구성된 스토리들이 어느샌가 이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준다.
주인공으로는 조안 페레로(포르투갈), 카탈리나 에란초(에스파냐), 옷토 스피노라(영국), 에르네스트 로페스(네덜란드), 알 베자스(오스만), 피에트로 콘티(이탈리아)가 있으며, 이후 별도 게임으로 나온 확장판, 대항해시대 외전에는 밀란다 베르테, 살바도르 레이스가 나온다.
이 중 필자가 주로 했던 캐릭터는 무역이 중심인 알 베자스였는데, 보통 인기는 조안 페레로와 카탈리나 에란초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안 페레로는 모험과 전투가 혼재하는 스타일로서 전작인 대항해시대 1의 주인공 레온 페레로의 아들이다. 카탈리나 에란초는 여성이면서도 전투 위주인 스토리가 특이한 케이스로, 해적들을 오히려 찾으러 다닐 정도로 전투 능력이 좋다.
대항해시대2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주인공 한 명으로만 깨고 그만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주인공으로 같은 게임을 재차 하게 되는 몇 안되는 게임이다.
그야말로, 중국사를 삼국지 게임으로 알았다면, 세계 지리를 사회과부도와 함께 알게 해 준 건 대항해시대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스2 음악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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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재생
게임 정보
출시 – 1994년
개발 – 팔콤 Falcom
제작/유통 – 만트라 MANTRA
장르 – 액션 RPG
언어 – 한국어 지원
참고로, 위에 첨부해 놓은 오프닝 음악은 이스2 스페셜 기준이 아닌, 2000년 리메이크 발매된 이스2 이터널 OST로서 보다 음질이 보다 개선된 버전이다. 이스2 이터널이 있듯이, 전작 이스1을 리메이크한 이스1 이터널도 있으며 그 만큼 인기가 많았던 것이 이스 ys 시리즈이다. 여기서 이스2 스페셜은 원작 이스2를 한국어 버전으로 만트라가 개발하면서 붙은 명칭으로, 구분하기 위해 스페셜이라는 이름이 더 붙었다. 단순 번역 수준이 아니라 재개발 수준의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작을 따로 해 보지는 않아서 차이를 모르겠지만, 나중에 리메이크된 이스2 이터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게임성을 떠나 게임 음악만 놓고 따진다면 앞서 소개한 대항해시대2보다는 이스2 오프닝 음악을 더 손에 꼽는다. 물론, 개인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유튜브 등에도 최고의 게임음악으로 이스2 음악을 언급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명곡인 것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앞서의 대항해시대2 음악이 주로 피아노에 의존한다면, 이스2 음악은 주로 기타와 드럼에 의존한다고 보면 될 만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필자는 1994년 용산전자상가까지 가서 이스2 스페셜을 직접 사 플레이했지만, 나중에는 게임잡지인 게임피아의 부록으로 나오기도 하였는데 이 때에도 역시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작은 언제 해도 재미있는 법인가보다.
관련 동영상
앞에서 오리지널 버전들 위주로 소개하였다면, 이를 피아노 또는 기타로 직접 연주하는 영상도 유튜브에 있어서 아래 링크로 첨부해둔다.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이스2 이터널의 오프닝 영상이다. 이것이 게임 업계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음악도 물론 뛰어나지만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바로 팔콤 직원 시절 신카이 마코토가 만들었다는 점. 신카이 마코토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을 만든 바로 그 감독이다. 물론, 신카이 마코토는 팔콤 시절에 이스2 이터널, 영웅전설5 바다의 함가 영상을 만들고 퇴사하여 본격적으로 애니메이터가 되었지만, 이 당시에도 그의 재능을 엿볼 수가 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영상이 만나 최고의 오프닝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