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란 라멘 황금레시피 vs 신신 라멘 만두 세트

이치란 라멘 vs 신신 라멘

일본 라멘은 육수를 내는 재료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돼지뼈로 우려내는 돈코츠 라멘이다. 돈코츠 라멘의 원조는 후쿠오카 동부에 위치한 하카타 지역으로서, 지명을 본따 ‘하카타 라멘’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일본을 너머 해외까지 진출한 이치란 라멘의 본점이 후쿠오카에 있고, 이치란 라멘의 아성에 도전하는 ‘하카타 라멘 양대산맥’ 신신 라멘의 본점 역시 후쿠오카에 있다. 다만, 이치란 라멘과 신신 라멘의 재료와 맛은 분명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각 라멘을 직접 맛본 필자의 경험담을 통해 서로 비교 분석해보고자 한다.

(좌) 이치란 라멘 vs (우) 신신 라멘
(좌) 이치란 라멘 vs (우) 신신 라멘


이치란 라멘

이치란 라멘은 일본 전역에 체인점이 고루 분포해 있고, 심지어 일본 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인 오키나와에 가서도 똑같은 맛을 제공할 정도로 균일한 품질을 보장한다. 물론,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후쿠오카 본점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치란 라멘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재료나 맛을 떠나, 손님이 주문표 작성을 통해 원하는 기호로 먹을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잘만 활용하면 본인의 입맛에 맞는 라멘 맛을 즐길 수 있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가격

일본에서 라멘은 기본적으로 서민 음식이라 불릴 만큼 값싸게 한 끼 든든하게 해결하는 용도의 음식이라고 인식되어 있다. 다만, 최근의 물가 상승 등으로 가격이 점차 오르는 추세이고, 2024년 역시 가격이 일부 인상되었으나 그래도 기본적으로 1천엔 내외로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기에 타 음식들에 비하면 가격 부담은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주문은 마치 ‘자판기 형태의 키오스크’처럼 입구 앞에 있는 기계에서 스스로 선택하게끔 되어 있는데, 현금(지폐 또는 동전)을 먼저 넣고 해당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치란 각 지점마다 순차적으로 카드결제도 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되고는 하지만, 대부분 현금만을 지원하므로 이치란 라멘을 갈 때는 현금을 챙기는 것이 좋다.

이치란 라멘 키오스크
이치란 라멘 키오스크

가장 기본이 되는 라멘은 980엔으로 표기되어 있는 ‘돈코츠 라멘’이다. 이치란 5선(라멘+차슈(돼지고기)+계란+김+목이버섯), 이치란 3선(라멘+차슈(돼지고기)+계란) 등 세트 메뉴 버튼이 있으나, 사실 따져보면 같거나 20엔 정도 싼 수준이라, 차라리 기본 라멘(980엔) 위주로 직접 고르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조합은 라멘(980엔)+계란(140엔) 해서 1,120엔으로 주문하는 것이다 (참고로, 계란 값이 130엔에서 140엔으로 올랐고, ‘반숙 소금 계란’이었으나 ‘소금’이 빠지고 ‘반숙 계란’으로 바뀌었는데, 따로 주문하면 ‘반숙 소금 계란’으로 준다고는 한다). 맥주(아사히 생맥주)도 생각보다 맛있기 때문에, 맥주(580엔)까지 같이 주문하면 1,700엔이 되고, 자리에 앉아 추가 주문도 가능하니 참고하자.

주문가격
이치란 5선1,620
이치란 3선1,380
돈코츠 라멘 (기본)980
생맥주 (아사히)580
말차 아몬드 푸딩390
차슈 추가 (4장)260
고시히카리 밥 (중)250
이치란 오리지널 차250
카에다마 (면 추가)210
고시히카리 밥 (소)200
코카콜라 (병)200
오렌지쥬스 (병)200
삶은 돼지고기190
반 카에다마 (면 1/2 추가)150
반숙 계란140
파 추가130
목이버섯130
김 (2장)130
이치란 특제 식초130
마늘 추가120
이치란 라멘 가격 (단위: 엔화)

주요 메뉴 및 세트 가격은 아래와 같다.

이치란 라멘 가격 비교

입구 앞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마치면 식권과 함께 잔돈이 나오는데, 이것을 주운 뒤 직원의 안내를 받아 해당 좌석에 앉으면 된다. 마치 독서실을 연상케 하듯 각자 칸막이가 쳐진 곳에 한 명씩 앉게 되는데, 지점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지점은 옆 칸막이를 접을 수 있어 일행끼리 원활하게 소통하며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독서실 분위기라 왠지 조용한 건 사실이다. 물은 비치된 컵을 가지고 자리마다 왼쪽에 설치된 기기를 사용해 셀프로 마실 수 있다. 주문표도 자리마다 비치되어 있는데, 이를 작성하여 가림막 앞에 두고 정중앙 윗쪽에 있는 벨 모양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가림막을 올려 해당 주문표를 가져가 조리를 시작한다. 계란과 생맥주는 보통 라멘보다 앞서서 가져다주므로, 그 사이 계란 껍질을 까며 생맥주(또는 콜라)를 음미하는 것도 좋다.

이치란 라멘 좌석
이치란 라멘 좌석

이치란 라멘
이치란 라멘

상기 사진은 파 추가, 차슈(4장) 추가까지 한 사진인데 막상 먹어보니 과한 느낌이었다. 위에서 추천한대로, 라멘+계란(+맥주) 조합이 가장 적절한 양으로 판단된다.


황금레시피

어쩌면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자리에 비치된 주문표에 각자의 기호에 맞게 표기를 해야 하는데, 아래와 같은 모양으로 되어있다.

이치란 라멘 주문표 (미표기 상태)
이치란 라멘 주문표 (미표기 상태)

상기 주문표에는 처음 먹는 사람을 배려한 듯 점선으로 추천 옵션을 표시해 놓았는데, 매운 맛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인터넷에 돌고 있는 소위 ‘황금레시피‘이다. 이치란 라멘의 추천 옵션보다 좀 더 맵기를 강화한 버전인데, 한국인이 모두 같은 입맛은 아닌 만큼 황금레시피 또한 사이트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다. 즉, 본인 입맛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기에 나타난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이치란 라멘 황금레시피에 대한 사이트별 통계를 내 본 결과, 맛, 기름진 정도, 파, 차슈, 면의 익힘 정도에서는 의견이 거의 일치했다. 즉, 그냥 점선으로 된 추천 옵션인 맛 – 기본, 기름진 정도 – 기본, 파 – 실파, 차슈 – 넣음, 면의 익힘 정도 – 기본 그대로 하는 것이 적정하다.

다만, ‘마늘’과 ‘빨간 비밀 소스’ 2개 항목에서 의견이 갈렸으며, 대체로 마늘 – 1/2쪽, 빨간 비밀 소스 – 2배(또는 3배)가 많았으나, 매운 것을 선호하는 경우 마늘 – 1쪽, 빨간 비밀 소스 – 5배(또는 6배)까지 표기하기도 한다. 이를 주문표로 작성하면 아래와 같다.

이치란 라멘 황금레시피
이치란 라멘 황금레시피

한국인에 맞는 황금레시피는 위와 같으며, 기호에 따라 ‘마늘’과 ‘빨간 소스’를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 다만, 위 황금레시피는 성인 기준이고, 어린이에게는 매울 수 있으므로 이치란 라멘에서 추천하는 (점선 표시) 옵션을 그대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신 라멘

이치란 라멘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신신 라멘도 한국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많이 찾는 곳이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이치란 라멘과 달리 신신라멘은 규슈 지역에만 6곳이 있는데, 최근에는 인스턴트 라면으로도 나오고 있는 등 규모에 비해서는 명성이 높은 편이다. 주로 많이 방문하는 곳은 텐진 2곳(본점 포함) 및 하카타 2곳이다.

(링크) 신신 라멘 – 주요 지점 위치

신신 라멘 위치
신신 라멘 위치


가격

라멘은 비싸면 안된다는 무언의 규칙이라도 있는 양 신신 라멘 역시 타 음식들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다. 인기있는 조합은 계란이 들어간 라멘(970엔)+교자 만두 8개(520엔) = 1,490엔(세금 포함)인데, 단품으로 2개 시키든 세트로 시키든 가격은 같다.

신신 라멘 메뉴 1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1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2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2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3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3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4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4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5 (좌: 원본 / 우: 번역)
신신 라멘 메뉴 5 (좌: 원본 / 우: 번역)

라멘의 종류와 조합이 꽤 많은 편이나, 처음 접한다면 기본 라멘과 교자 만두, 더 추가하고 싶다면 볶음밥 정도를 시키면 된다.


인기 메뉴

이치란 라멘과 달리, 신신 라멘은 메뉴를 보고 직접 직원에게 주문한다. 잠시 대기하면 아래와 같은 라멘을 받을 수 있다.

신신 라멘
신신 라멘

교자 만두는 보통 라멘보다 늦게 나오는데, 잠시 기다리면 직원이 가져다준다.

신신 라멘 만두
신신 라멘 만두

신신 라멘의 특징은 돼지뼈 외에 닭뼈도 같이 쓴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돼지뼈만으로 육수를 우려내는 이치란 라멘과 맛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둘 다 좋아할 수는 있으나, 서로 맛이 많이 다르기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도 있는 맛이다. 즉, 입맛으로만 따지면, 이치란 파와 신신 파로 충분히 나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한편, 만두는 사실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이 역시 개인 또는 지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바싹 튀겨진 만두라서 육즙이 별로 없는 등 필자에게는 딱히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최종 평가

재료에서부터 돼지뼈만 쓰느냐, 닭뼈도 같이 쓰느냐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치란 라멘과 신신 라멘의 맛 차이 역시 크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부산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치란 라멘이, 삼계탕을 좋아하는 사람은 신신 라멘이 입맛에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신신 라멘은 이치란 라멘에 비해 돼지보다 닭의 느낌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신신 라멘은 삼계탕에 라면 사리 넣어 먹는 느낌이었다. 이 역시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맛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이치란 라멘이 더 맛있었고, 또한 ‘돈코츠(豚骨)’라는 말 자체가 ‘돼지뼈’를 의미하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일본 라멘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정통 100% 돈코츠 라멘이라 할 수 있는 이치란 라멘부터 맛보고 향후 신신 라멘과도 비교하여 본인에게 맞는 라멘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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